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전시
<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관람하였습니다.
도슨트 관람도 추천드립니다.
전시기간 : 2025.11.26~2026.03.01
관람료: 무료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사진을 단순한 기록 매체가 아닌,
기록을 넘어 사유로,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확장하는 전시였습니다.

영하 10도 이하로 추운 나들이였습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날카롭게 차가운 공기가
생각을 더 맑게 했습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이 계절과 닮아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날,
시선은 더 천천히 움직였고,
사진이 건네는
차가운 질문에
오래 머물었던 전시입니다.
1 전시실 - 사진, 사유와 행위의 언어가 되다.


이 섹션의 중심에는
김구림과 이승택이 있습니다.
김구림은
한국 실험 미술의 선구자로
그는 사진을 기록의 도구가 아닌
개념을 실험하는 장치로 사용해 왔습니다.


김구림에게
사진은 단독 매체라기보다
퍼포먼스, 설치, 텍스트와 결합하며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합니다.
이렇듯 이미지는
사유의 흔적으로 남습니다.

이승택은
당시 조각의 재료로 인지하지 못했던
옹기를 사용해
비정형의 오브제를 천장에 매달았습니다.
그리고 오지(赭地)로 만든 그릇(옹기)을
산이 보이는 풍경 사진 배경에
이미지를 오려 붙인 후,
이를 다시 재 촬영하여 사진을
완성했습니다.
현실 풍경과
일상의 사물을 결합해
낯설고 초현실적인 시각적 효과를 연출하며
사진을
단순한 기록 매체가 아닌
전위적인 표현 언어로 확장시킨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2 전시실- 사진, 공간과 시간을 사유하다.
두 번째 전시실은
사진을 공간과 시간을 사유하는 개념적 장치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섹션의 맥락에는
개념 미술 그룹 에스티
(ST: space and time)가 있습니다.
에스티는 공간과 시간을
예술의 핵심 조건으로 삼으며,
시각적 결과보다 개념과 구조를 앞세웠습니다.

송번수 작가는
사진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변용해
유신시대의 정치 /사회적 현실과 정서를
예술적으로 기록했습니다.
당시 우리는 언론통제에 가려 알 수 없었던
한국 사회적 현실을 'LIFE'지의 보도를 통해
알 수 있기도 했습니다.
(이 섹션에서도 당시 청계천 상가에서 구해 읽던 LIFE지에 관한
도슨트의 설명 좋았습니다.)
*송번수작가님은 제가 직접 뵙기도 하고
존경하며 좋아하는 작가님입니다.*
송번수 작가님
작업실 방문 후기는
천천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술이 형식 실험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시대를 드러내는 언어'임을
강조하는 한운성의 작품입니다.


리키덱스는
물감 튜브 이미지를 실크스크린으로 인쇄한 뒤
투명 아크릴 판을 덮은 위에
실제 물감을 덧칠해 완성한 작품입니다.
인쇄된 이미지인 그려진 물감과
실제 물질인 현존하는 물감이
한 화면에 겹쳐지며,
회화의 리얼리티가 어디서 발생하는 지를 질문합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캡션에서-)
이건용의 신체 드로잉과 행위는
사진을 통해 비로소 가시화되며,
사진은 움직임과 시간의 축적을 담아냅니다.
(전시장에서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이건용의 사진은 결과물이 아니라,
신체가 공간을 통과한
기록이 됩니다.
사진은 공간과 시간이
어떻게 예술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유의 매체로 정의됩니다.
사진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조건들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도슨트의 설명으로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3 전시실- 사진, 조형적 탐구의 매개가 되다.

3 전시실에서
사진은형태를 만들고,
구조를 실험하며, 조형적 사고를 확장하는
예술 언어로 작용합니다.

이규철은 조각가로서 형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공간과 감각, 세계의 구조를 사유했습니다.
3차원의 세계를 2차원으로 환원하는 도구였던 사진을
다시 3차원으로 환원하며 인식의 구조를 드러냅니다.

한국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박현기는
사진을 비디오 설치의 보조적 수단이자,
퍼포먼스 기록하는
매체로 활용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여러 사진과 관람객을 촬영한 사진
그리고 아무것도 찍지 않은 채 인화된 검은 사진들을
한 화면에 함께 붙여 이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그 위에 직접 글씨를 쓰거나 스크래치 내는 행위를 더해
하나의 작품 '포토에세이'를 완성합니다.
박현기에게 사진은 단순히 현실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비디오 및 설치 작업과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되며
실재와 이미지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하는 중요한 매개체였습니다.
이 섹션에서 함께 다루어지는 김영희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인화지 위에 직접 몸을 올리고
햇빛에 노출시켜 만든 포토그램(Photogram)입니다.
사진에서의 필수 요소인 카메라 없이
완성한 작품이라 더욱 흥미롭습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다시 촬영하여 제작한 것입니다.
사진과 신체, 그리고 빛 사이의 실험적인 관계를
재조명한 작업으로 평가받습니다.
4 전시실- 사진, 기록에서 증언으로
4 전시실에서 사진은 개인의 시선을 넘어
한국 사회의 역사와 현실을 성찰하는
예술적 증언으로
이 공간의 작업들은
사진을 통해 당대의 감각과 사회적 긴장, 집단적 기억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기록을 비평의 언어로 전환합니다.
이 섹션의 중심에는 안창홍이 있습니다.

안창홍의 작업은
한국 현대사의 상처와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오래된 단체사진을
접사렌즈로 촬영해 확대 인화한 뒤,
그 위에 드로잉 잉크로 회화적 개입을 더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인물들의 눈과 몸 부분에 잉크로 구멍을 내어
폭력과 상실을 보여주며,
집단 속에서 개인의 목소리와 시선이 지워지는 사회적 현실을 상징합니다.

안창홍에게 사진은 과거를 보존하는 장치가 아니라,
현재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비판적 증언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동두천과 의정부 등
미군부대 주변 사진관에서 직접 수집한 기념사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진 속에는 미군과 한국 여성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진들은 촬영 이후
주인에게 찾아가지지 않은 채 남겨진 버려진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의 추억을 위해 찍혔지만 끝내 회수되지 못한
사진들은,
사적인 기억의 영역을 벗어나
집단적 역사와 정치적 현실을 드러내는
증언으로 전환됩니다.
작가는 이 이미지들의 집합을 〈DMZ〉,
즉 ‘비무장지대’라 명명합니다.
여기서 DMZ는 지리적 공간이 아닙니다.
이 작품에서의 DMZ는
국가와 국가, 군사와 일상, 공적 역사와
사적 관계 사이에 놓인
관계의 공백을 의미합니다.
이 사진들은 누구의 소유도 되지 못한 채,
역사에서도 주변부로 밀려난 관계들을 시각화합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 만난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우리가 사진을 통해
세계를 읽는 방식 자체를 조용히 확장시켜 줍니다.
(도슨트를 통해 더욱 의미있고 즐거운 관람이었습니다.)
전시장을 나서며 남는 것은
겨울 날씨만큼이나 명징한 질문들이었습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창동역


* 깊은 리서치를 하신 듯,
열정적이며 , 쉬우면서도
흐름을 놓치지 않은
멋진 설명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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